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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상시· 비· 하얀 그리움

겨울 속 가을 /정 순준

겨울 속 가을 /정 순준

아직
태우고 피워야 할
잎과 꽃 저리 많은데

찬바람
나목을 흔들어 흔들며
마지막 남은 잎을 떨구고

찬서리로 꺽인 들녘
온 밤을 까맣게 세운
풀들이 하얗게 누웠다

피고 태우지 못 한
꽃과 잎
겨울의 무두질에 고개 떨구는

익히고 태우는 가을에 취해
얼리고 떨구는
겨울이 숨어 있었음에

계절의 손 놀림에 빠져
웅크린 겨울의 비약
미쳐 알지 못하였음을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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